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란?
퇴직연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적립금이 400조 원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2040년이 지나면 국민연금 규모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 400조 원 중 무려 80% 이상이 원리금 보장 상품에 묶여 있고, 퇴직연금 10년 평균 수익률은 2%대에 불과합니다. 이는 정기예금 수준으로 운영하거나 아예 방치된 계좌가 상당수 존재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퇴직연금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에서 다양한 제도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입니다. 이 제도를 통해 기존에 운용하던 퇴직연금 상품을 매도하지 않고 그대로 다른 금융회사로 옮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금융 상품을 전부 매도한 후에야 이전이 가능했기 때문에 수수료, 세금, 수익률 측면에서 손해가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투자 상품이나 정기예금을 유지한 채 다른 금융회사로 이전할 수 있어 훨씬 유리해졌습니다.
퇴직연금 제도의 기본 구조
우리나라는 3층 연금 체제를 운영하고 있으며, 퇴직연금은 2층에 해당합니다. 노후 생활비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잘 관리해야 합니다.
| 구분 | 유형 | 특징 |
|---|---|---|
| DB (확정급여형) | 회사가 적립금을 운용 | 퇴직 시 정해진 급여를 받음 |
| DC (확정기여형) | 근로자가 직접 운용 | 운용 성과에 따라 퇴직급여가 달라짐 |
| IRP (개인형 퇴직연금) | 개인이 자유롭게 운용 | 세액공제 혜택 + 퇴직금 수령 계좌 |
퇴직연금 사업자는 은행, 증권사, 보험사가 있으며, 실물이전이란 이 금융기관 사이에서 상품을 매도하지 않고 그대로 옮기는 것을 말합니다.
DC형 퇴직연금 실물이전 방법
회사의 퇴직연금 제도가 DC형인 경우에는 다음 사항을 확인해야 합니다.
- 퇴직연금 사업자 확인: 회사에서 계약한 퇴직연금 사업자가 어디인지 파악해야 합니다. 은행, 증권사, 보험사 중 한 곳 또는 여러 곳일 수 있습니다.
- 이전 가능 기간 확인: 회사에서 정한 기간에만 이전이 가능하며, 보통 연 1~2회 정도 이전 기회가 주어집니다.
- 사업자 추가 요청: 원하는 금융회사가 목록에 없을 경우, 회사에 건의하여 근로자 대표 동의를 거쳐 퇴직연금 사업자를 추가할 수 있습니다.
IRP 계좌 실물이전 방법
IRP 계좌를 보유하고 계신 분들은 비교적 자유롭게 이전이 가능합니다. IRP 계좌에는 크게 두 가지 자금이 들어 있을 수 있습니다.
- 개인 적립금: 연말정산 세액공제를 받기 위해 직접 납입한 돈
- 퇴직급여: 이직이나 퇴직 시 받은 퇴직금
이 두 가지 자금의 세금 처리가 다르기 때문에 보통 IRP를 두 개로 나눠서 운영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IRP 이전 시 확인 사항
- 이전하려는 금융회사에 동일 상품이 있는지 확인
- 원하는 투자 상품 라인업 확인
- 수수료 비교 (은행연합회, 금융투자협회 공시 자료 활용)
- 연금 수령이 가까운 경우 연금 수령 방식 5가지 중 어떤 것을 제공하는지 확인
- 연금 개시 후에도 투자 상품으로 운용이 가능한지 확인
IRP 이전이 불가능한 경우
| 상황 | 이전 가능 여부 |
|---|---|
| 연금을 이미 개시한 계좌 | 불가 |
| 2013.3.1 이전 개설 계좌 → 이후 개설 계좌 | 불가 |
| 2013.3.1 이후 개설 계좌 → 이전 개설 계좌 | 불가 |
| 같은 시기 계좌 간 이전 | 가능 |
2013년을 기준으로 연금 수령 기간이 최소 5년에서 최소 10년으로 변경되었기 때문에, 두 시기에 걸친 계좌 간 이전은 불가능합니다.
DB형에서 DC형으로 전환 시 고려사항
최근에는 많은 기업에서 DB와 DC를 모두 도입하여 근로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실물이전이 아니라 퇴직연금 유형 자체를 변경하는 것이므로 신중해야 합니다.
DB형이 유리한 경우:
- 대기업이나 연봉 상승률이 높은 직군
- 장기 근속이 가능한 경우
- 투자 수익률보다 연봉 상승률이 높은 경우
DC형이 유리한 경우:
- 이직이 잦은 경우
- 연봉 상승률이 낮은 경우
- 직접 투자하여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는 경우
- 임금피크제를 앞두고 급여가 줄어들 예정인 경우
한 번 DB에서 DC로 전환하면 다시 DB로 돌아갈 수 없으므로 반드시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실물이전 실제 프로세스
실물이전을 진행할 때는 다음 순서를 따르면 됩니다.
- 실물이전 가능 여부 조회: 사전 조회 서비스를 통해 이전 가능한 상품인지 확인
- 새 금융회사에서 퇴직연금 계좌 개설: 이전할 금융회사에 계좌를 만듭니다
- 이전 신청: 새 금융회사에 이전 신청을 접수합니다
실물이전이 불가능한 상품의 경우 매도 후 현금화되어 이전되므로, 반드시 사전 조회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금융회사 선택 시 고려사항
| 구분 | 은행 | 증권사 |
|---|---|---|
| ETF 거래 수수료 | 높음 (신탁 형태) | 저렴 |
| 실시간 거래 | 미제공 | 제공 |
| ETF 종류 | 제한적 | 다양 |
| 지점 접근성 | 우수 | 보통 |
| IRP 수수료 | 유료 | 비대면 가입 시 무료 혜택 있음 |
장기적으로 운용해야 하는 상품인 만큼, 수수료와 상품 라인업을 꼼꼼히 비교한 후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연금저축 간 이전은 아직 실물이전 불가
현재 연금저축 간, 또는 연금저축과 IRP 간에는 실물이전이 불가능합니다. 연금저축 신탁에서 연금저축 펀드로, 또는 연금저축 보험에서 연금저축 펀드로 이전할 때는 안에 있는 상품을 모두 매도하고 현금으로 이전해야 합니다. 상품 매도에 따른 수수료, 수익률 변동, 현금화 소요 기간 등을 반드시 체크해야 합니다.
DC에서 IRP로의 실물이전 참고사항
현재 DC 계좌에서 IRP 계좌로의 실물이전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다만 DC와 IRP가 같은 금융회사에 있을 경우에는 실물이전이 가능한 곳도 있으니 해당 금융회사에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또한 정부에서 향후 DC에서 IRP로의 실물이전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앞으로 더 편리한 이전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55세 이전에 퇴사할 경우 퇴직금은 의무적으로 IRP로 수령해야 하는데, 이직 시기가 금융 시장이 좋지 않은 때라면 DC 계좌의 투자 상품이 마이너스 상태일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매도 없이 그대로 IRP로 옮길 수 있다면 손실을 확정하지 않아도 되므로, DC에서 IRP로의 실물이전 제도 확대가 많은 근로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입니다.
마무리: 잠자는 퇴직연금을 깨우세요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는 근로자들이 더 좋은 조건에서 퇴직연금을 운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도입니다. 아직 퇴직연금 계좌를 방치하고 있거나 어떤 제도인지 잘 모르고 있었다면, 지금이 바로 잠자고 있는 퇴직연금을 깨울 때입니다. 수수료가 낮고 상품 라인업이 풍부한 금융회사를 선택하여 노후 자금을 적극적으로 운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실물이전 사전 조회 서비스를 먼저 이용해보시고, 본인에게 유리한 금융회사를 찾아 이전을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